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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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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월드시리즈 2차전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다. 1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했으나, 다저스 마운드 움직임에 타석에는 나서지 못했던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FX마진거래

탬파베이 레이스와 LA 다저스가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월드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최지만은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명단에 들어갔다.

1차전에서 다저스가 8-3 승리를 챙겼다.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1볼넷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투수가 됐다. 타선에서는 코디 벨린저와 무키 베츠 홈런이 나왔다.

탬파베이 선발투수 타일러 글래스노는 4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6볼넷 8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최지만은 7회초 1사 1, 3루에 윌리 아다메스 대타로 나섰다. 다저스가 최지만 타석에 맞춰 왼손 투수 빅터 곤잘레스를 내세웠고, 탬파베이는 최지만을 바로 마이클 브로소로 교체했다.

탬파베이 선발투수는 왼손투수 블레이크 스넬이다. 탬파베이 라인업은 오스틴 메도우스(지명타자)-브랜든 로우(2루수)-랜디 아로자레나(좌익수)-최지만(1루수)-마뉴엘 마고(우익수)-조이 웬들(3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케빈 키어마이어(중견수)-마이크 주니노(포수)다.

다저스 선발 라인업은 무키 베츠(우익수)-코리 시거(유격수)-저스틴 터너(3루수)-맥스 먼시(1루수)-윌 스미스(포수)-코디 벨린저(중견수)-AJ 폴락(지명타자)-엔리케 에르난데스(2루수)-크리스 테일러(좌익수)다. 선발투수는 토니 곤솔린이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옵티머스 로비정황 녹취록 파문
“국회의원들은 기브앤테이크
경제공동체가 되면 특수관계”
국가 주도 사업에도 개입 흔적
녹취록 등장 여권 인물 강력 부인
소극적 수사 지적 받았던 검찰
파일 진위 여부 규명 부담 안아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는 모습. 뉴시스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로비스트가 여권 유력 정치인과 정부 인사들에게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발견됐다. 녹음 시점은 2018년 여름으로,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설립자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후 회사를 장악해 사업을 본격화하던 시점이다.파워볼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재현 대표의 로비스트 ‘3인방’으로 불리는 신모 회장과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씨, 또 다른 로비스트 기모씨의 실제 활동이 확인된 때도 이 무렵부터다. 검찰은 2018년 말부터 신 회장과 김씨가 함께 움직이며 한국마사회장의 지인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마사회는 옵티머스에 20억원을 투자했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실제 로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된다.

세계일보가 입수한 15분 분량의 녹취파일에서 옵티머스 자산운용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씨와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A씨는 정부와 여권 인사의 이름을 여럿 거론한다. 그들은 “지금까지 부탁한 의원들이 뭐가 돼”라거나 “국회의원들은 기브앤테이큽니다”라고 말한다. 김씨는 또 “특수관계는 뭐가 특수관계냐면 경제공동체입니다. 돈을 주고 받으면 경제공동체가 되버리면 특수관계야”라고 발언하기도 한다.

옵티머스가 각종 국가 주도 사업에 개입한 흔적도 엿보인다. 김씨가 언급한 여권 정치인과의 친분이 사실이라면 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간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에 대해 “큰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여온 만큼 타격이 불가피하다.김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치유 문건’에 등장하는 여권 관계자들과의 연결 문구도 새롭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문건은 이 전 대표와의 분쟁과정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주당 및 정부 관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됐다고 적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검찰 진술에서 문건은 허위이며 정·관계 로비는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파워볼실시간

녹취록에 등장한 여권 인물은 로비 관련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 녹취록뿐만 아니라 다른 문건을 통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 인물들은 하나같이 관련성을 부인 중이다.결국 검찰이 수사를 통해 녹취파일의 진위를 가릴 수밖에 없다. 그간 검찰은 라임·옵티머스 수사 관련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런 지적과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최근 들어서야 검찰이 새로 수사팀을 구성했고, 청와대도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 옵티머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중앙지검에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 철저 수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16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 연합뉴스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최근 옵티머스 경영진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무실이 위치한 강남N타워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곳에는 옵티머스 로비스트 3인방으로 불리는 신 회장의 사무실이 있다. 압수수색 후 검찰은 녹취록에 등장하는 김씨를 비롯해 또다른 로비스트로 지목되는 기씨를 불러 조사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와 박범계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법 의원이 공개한 '정부·여당 인사가 포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간사와 박범계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 등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법 의원이 공개한 ‘정부·여당 인사가 포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만큼 녹취파일을 통한 조사가 이뤄지면 진위 판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도형·이창훈·김청윤 기자 scope@segye.com

태양광 탈세 2018년만 22건

전기 공사 업체인 A사는 토지를 구입해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한 뒤 해당 부지를 150여 명에게 쪼개 팔았다가 2018년 국세청의 세무 조사 대상이 됐다. 조사 과정에서 이 업체가 매출을 줄이거나, 태양광발전 시설 시공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실제보다 수억원 적게 신고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업체로부터 총 1억여 원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추징했다.

수억원을 들여 토지를 취득하고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한 B씨도 같은 해 세무 조사 대상이 됐다. 설치 비용의 일부는 본인의 소득과 신용대출 등으로 조달했지만, 나머지 수억원은 아버지에게 받은 돈이었다. 국세청은 세무 조사를 통해 증여세를 추징했다. 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받은 현금을 끌어모아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한 C씨도 세무 조사를 받고 수천만원의 증여세를 냈다.

21일 국세청이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세청은 2018년 한 해에만 태양광발전 시설 관련 탈세 혐의가 있는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22건의 세무 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세무조사를 통해 약 29억여 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A 업체처럼 태양광발전 시설을 만든 다음 부지를 쪼개 파는 과정에서 법인세 등을 탈루한 업체에 대한 세무 조사가 14건(추징 세액 25억6800만원)이었고, B씨처럼 토지 매입·설비 설치 등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제대로 내지 않은 사람에 대한 세무 조사가 8건(추징 세액 3억4600만원) 이뤄졌다.

류성걸 의원은 “정부가 주택에 대한 투기를 잡아내겠다며 열을 올리는 동안 정부가 권장하는 친환경 발전 시설을 둘러싼 세금 탈루가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국세청은 친환경 발전 시설과 관련한 투기·탈세가 없었는지 더 철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마이애미 돈 매팅리 감독(왼쪽)이 류현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 마이애미 돈 매팅리 감독(왼쪽)이 류현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토론토)과 함께했던 돈 매팅리(59)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은 현역 시절 뉴욕 양키스 간판 타자로 활약한 스타 출신이다. 1984년 타격왕, 1985년 MVP 수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한 매팅리 감독은 올스타 6회, 골드글러브 9회, 실버슬러거 3회 경력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도자가 된 뒤에는 상과 인연이 없었다. 2011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사령탑으로 첫 걸음을 내딛은 매팅리 감독은 2013~2015년 팀을 3년 연속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으나 감독상을 받지 못했다. 2013년 클린트 허들 당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감독에게 밀려 2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 

다저스를 떠나 2016년부터 5년째 마이애미를 지휘 중인 매팅리 감독은 올해 내셔널리그 감독상 1순위로 꼽힌다. ‘꼴찌 후보’ 마이애미를 11년 만에 5할 이상 승률(31승29패)로 이끌며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올려놓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꺾고 디비전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3연패로 탈락하며 시즌을 마감했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스포팅뉴스’는 올해의 내셔널리그 감독으로 매팅리 감독을 선정했다. 일반적인 언론 매체의 선정이 아니었다. 내셔널리그 감독 15명의 설문 조사 결과로 매팅리 감독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근소한 차이로 꺾었다. 로버츠 감독의 다저스는 43승17패로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717)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감독들 사이에선 약체 마이애미를 가을로 이끈 매팅리 감독이 더 높이 평가됐다. 

[OSEN=포트마이어스(美플로리다), 지형준 기자] 마이애미 매팅리 감독이 투수를 교체하고 있다./jpnews@osen.co.kr
[OSEN=포트마이어스(美플로리다), 지형준 기자] 마이애미 매팅리 감독이 투수를 교체하고 있다./jpnews@osen.co.kr

상에 연연하지 않던 매팅리 감독도 이번에는 크게 기뻐했다. 21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매팅리 감독은 “난 웬만한 상에 흥분하는 남자가 아니다. MVP와 타격왕을 수상하면서 충분히 성공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감독상은 정말 흥분된다. 이 상은 우리 조직을 위한 상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스태프들과 좋은 활약을 한 선수들 덕분이다”고 고마워했다. 

마이애미는 개막 초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초비상이 걸렸다. 로스터 변경이 무려 174차례 있었고, 총 61명의 선수들을 번갈아 썼다. 6명의 선수들만 로스터를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했다. 이렇게 선수가 들락날락하며 어수선한 와중에도 파이어볼러 식스토 산체스를 비롯해 유망주들의 성장과 싸게 영입한 베테랑들의 신구 조화를 이루면서 60경기 미니 시즌에 이변을 연출했다. 

마이애미 유격수 미겔 로하스는 “매팅리 감독은 대단한 사람이다. 야구 선수와 감독 이전에 훌륭한 사람이다. 선수들과 소통, 선수들에게 심어준 자신감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강조했다. 매팅리 감독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이변도 없었을 것이란 말이다. 

다저스 시절에도 한국에서 온 미지의 신인 류현진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 매팅리 감독은 편견 없는 자세로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덕장이다. 마이애미에서만 통산 307승(399패)을 거둔 매팅리 감독은 구단 역대 최다승, 최장수 감독으로 롱런 중이다. /waw@osen.co.kr

[사진] 다저스 시절 매팅리 감독(오른쪽)과 류현진 /OSEN DB
[사진] 다저스 시절 매팅리 감독(오른쪽)과 류현진 /OSEN DB

엄마 기다리던 6살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
술냄새 풍기며 아들과 장례식장 온 가해운전자
靑청원 11만명 돌파, 유족 “음주운전은 살인”

이씨는 "둘째는 웃는 모습이 예뻐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만큼 밝았던 아이"라며 떠난 아들을 추억했다. 오른쪽은 지난달 6일 사고 직후 현장 모습. 가해 운전자 A씨의 SUV가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져 있고 이씨의 아들이 당한 사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씨 제공
이씨는 “둘째는 웃는 모습이 예뻐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그만큼 밝았던 아이”라며 떠난 아들을 추억했다. 오른쪽은 지난달 6일 사고 직후 현장 모습. 가해 운전자 A씨의 SUV가 들이받은 가로등이 쓰러져 있고 이씨의 아들이 당한 사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씨 제공


여섯 살 둘째 아이가 떠난 지 벌써 한 달 하고 보름이 더 지났다. 세살 터울의 큰아들은 동생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충격을 받았을 큰아들이 걱정돼 엄마아빠는 아직도 숨어서 운다.

둘째는 햄버거 가게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다 음주운전 차량에 변을 당했다. 가해 운전자는 조기축구 모임에 갔다가 낮술을 마시고 인사불성 상태로 운전석에 앉았다. 최근에야 언론에 보도돼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바로 그 사건이다.

부모는 동생 이야기에 극심한 우울감을 보이는 첫째를 위해 한동안 언론 인터뷰를 피해왔다. 그러나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건이 계속되자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후 지난 6일 국민청원을 올려 어린 아들의 허망한 죽음을 털어놨고 음주 운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아빠 이모씨는 20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간절한 호소를 이어갔다.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많은 사람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보다,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가해 운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려거든 차라리 우리 아이를 지키지 못한 죄로 나를 잡아가 달라”고 분노했다.단 3분 만에, 행복은 악몽이 됐다
사고는 지난달 6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발생했다. 두 아들을 데리고 친정에 다녀오던 길, 햄버거가 먹고 싶다는 아이들 말에 엄마는 인근 햄버거 가게로 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던 때였다. 매장 안 사람들을 배려해 엄마는 두 아들을 잠깐 밖에 서 있게 했다.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장난스럽게 미소를 주고받던 모자의 행복은 단 몇 분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엄마가 주문번호 확인을 위해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뒤쪽에서 ‘쾅’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깜짝 놀라 돌아본 장면은 끔찍했다. SUV 차량에 들이받힌 가로등이 꺾인 채 쓰러져 있었고 거기에 머리를 맞은 둘째가 피를 흘리며 누워있었다. 옆에 선 첫째는 “살려주세요”를 외치며 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고 당시 현장 사진. 만취 상태로 7㎞ 정도를 달리던 가해 운전자 A씨는 햄버거 가게 앞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쓰러진 가로등에 머리를 크게 다친 이씨 아들은 사고 1시간 만에 숨졌다. 이씨 제공
사고 당시 현장 사진. 만취 상태로 7㎞ 정도를 달리던 가해 운전자 A씨는 햄버거 가게 앞 가로등을 들이받고서야 멈췄고 쓰러진 가로등에 머리를 크게 다친 이씨 아들은 사고 1시간 만에 숨졌다. 이씨 제공


이씨는 “카드 결제 내역을 보니 오후 3시26분에 아내가 음식을 주문했더라. 그다음 3시29분에 119와 통화한 기록이 있었다”며 “단 3분 사이에 이렇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대가 도착하고도 둘째는 피를 흘리며 한동안 거리 위를 헤매야 했다. 코로나19와 의료진 파업 사태가 겹쳐 가까운 응급실 세 군데에서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은 탓이었다.

일요일이던 사건 당일 남편 이씨는 회사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었다. 그는 “오후 3시40분쯤 아내에게 온 전화를 받았더니 ‘오빠 OO이 죽는다’는 소리만 남기고 끊어졌다. 이후 다른 가족에게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는데 오후 4시10분쯤 의사에게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다”며 “오후 4시20분쯤 병원에 도착했는데 9분 뒤 아들의 사망판정을 들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 오후 3시29분, 아이가 사망한 시각 오후 4시29분. 단 한 시간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이씨는 “믿을 수 없었다”는 말을 반복했다.하얀 패딩에 술 냄새… 가해자가 장례식장에 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가해 운전자인 50대 A씨의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44%였다. 면허 취소 수준인 0.08%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그는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고 조기축구 모임을 나가 술을 마셨고 그대로 운전대를 잡아 무려 7㎞를 달렸다. 이씨는 “우리 가족은 당연히 A씨가 구속된 줄 알고 있었는데 체포 직후 경찰이 집에 보냈다더라”며 “아예 대화가 안 되고 몸조차 가누지 못할 정도의 만취 상태여서 조사를 못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유족이 가해 운전자를 마주한 건 뜻밖의 장소에서였다. 사고 이튿날 오전 7시반쯤, 이른 시간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장례식장에 처음 보는 두 남성이 나타났다. 이씨는 “허름한 하얀색 점퍼를 입은 나이든 남자 한 명과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캐주얼 차림의 남자 한 명이었다”며 “누군가 싶어 가까이 갔는데 술 냄새가 확 나더라”고 말했다.

‘어떻게 오셨냐’는 이씨의 물음에 이들은 “가…가해…”라며 말을 얼버무렸다. 이씨는 “이때까지만해도 A씨가 구속된 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의 아버지와 아들이 찾아온 줄 알았다. 너무 화가 나 욕을 하며 쫓아냈다”며 “이후 처남이 우리 부부를 대신해 경찰서를 갔는데 두 사람이 뒤이어 들어왔다더라. 경찰에게 누구냐고 물으니 ‘저 사람이 가해 운전자’라고 말해 그제야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죄송하다는 말도 하지 않았고 쭈뼛대기만 하다가 1분도 채 안 돼 나갔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A씨가 장례식장을 찾은 것은 감형을 미리 염두에 둔 계산된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는 “어떻게 아들을 데려올 생각을 했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자기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니 동정해달라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슬퍼하는 아빠를 처음 봤어” 9살 아들이 말했다
남은 가족들은 여전히 괴로움 속에 매일을 살지만 A씨의 사과는 받지 못했다. 합의는 없다는 유족 측 입장에 가해자는 발 빠르게 변호사를 선임했고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재판부에 5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상태다. 이씨는 “도대체 뭐라고 썼을지 너무 궁금하다. 정말 파렴치한 아닌가. 도저히 반성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정말 반성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진심을 전해야 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 사과는커녕 시도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를 더욱 분노케 한 건 A씨와 함께 모임을 갖고 술을 마셨던 조기축구 모임 회원들의 진술이다. 그들은 “A씨는 막걸리 1병반 밖에 마시지 않았다” “A씨는 한동안 술과 담배를 끊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날따라 왜 그렇게 많이 마셨는지 모르겠다” “운전을 하려고 하길래 수차례 말렸다” 등의 말을 경찰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거짓말로 가해자를 옹호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그 회원들은 제대로 대리운전을 불러서 집에 간 게 맞을까. 술에 취해 운전한 가해자를 끝까지 말리지 않고 뭘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씨의 두 아들. 코로나19 탓에 두 아이는 24시간 함께 했다.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둘째는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우울감을 보이면서도 엄마아빠가 슬퍼할까봐 동생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씨 제공
이씨의 두 아들. 코로나19 탓에 두 아이는 24시간 함께 했다.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둘째는 심리 상담을 받고 있다. 우울감을 보이면서도 엄마아빠가 슬퍼할까봐 동생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씨 제공


이씨는 “이제는 사과한다고 한들 받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힘들어하는 첫째를 볼 때면 그 마음은 더 커진다. 바로 옆에서 끔찍한 사고를 목격한 9살 형은 현재 심리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는 “동생 이야기가 나올 때면 ‘나 이거 정말 싫어’ 이런 식으로 말하더라. 본인이 느끼는 상실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며 “첫째와 둘째는 코로나19 탓에 24시간 내내 붙어있었다. 동생이자 친구이자 분신이었던 존재가 사라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엄마아빠가 슬퍼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아 한다”며 “얼마 전 장례식 이야기를 꺼내며 ‘나는 아빠가 그렇게 슬프게 우는 건 처음 봤어’라고 하더라. 너무 마음이 아파서 첫째 앞에서 울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청원이 답이 아니란 걸 압니다, 하지만…”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유족들은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올린 청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 유족들은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올린 청원”이라고 밝혔다.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씨 아내가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은 21일 오후 기준 11만1251명의 동의를 얻었다. 내달 5일 마감하는 이 청원의 남은 기간은 보름 남짓이다. 이씨는 국민청원이 모든 걸 해결해줄 수 없다는 걸 잘 안다고 했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대답을 듣는다고 해도 형식적인 내용에 실망할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청원이 간절한 이유는 떠난 둘째에게, 남은 첫째에게 올바른 사회 정의를 확인시키고 싶어서다.

이씨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분명 음주운전은 살인과도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 말만 다시 한번 강조해줘도 더 바랄 게 없다”며 “국민의 위로를 받고 10만명의 동참을 이끌어낸 것만 해도 저희는 만족한다. 하지만 ‘음주운전=살인’이라는 공식을 더 많은 분이 알아주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2018년 11월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22) 씨의 영결식이 끝난 이후 관이 운구차량으로 옮겨지자 고인의 친구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11월 1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국군부산병원에서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BMW 승용차에 치여 숨진 윤창호(22) 씨의 영결식이 끝난 이후 관이 운구차량으로 옮겨지자 고인의 친구들이 관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윤창호법의 시작이 된 2018년 ‘윤창호 사망 사건’ 당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 강화 등 관련 대책 마련을 직접 지시했다. 이후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만들어졌고 지난해 6월 25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그러나 지난 7월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음주운전 사고는 오히려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전국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총 82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69건) 대비 10.8% 늘었다. 이로 인한 부상자도 지난해 1만2093명에서 올해 1만3601명으로 많아졌다.

이씨는 “잘 만들어 놓은 윤창호법을 사법부가 제대로 적용해야 한다. 첫 판례들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와 비슷한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나온다면 그들이 억울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만약 가해자에게 가벼운 형량이 내려진다면 참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떤 심정이냐면, 차라리 내가 술을 마시고 가해자 아들에게 해코지하고 싶을 정도다. 내가 교도소에 몇 년 살다 나오는 게 더 마음이 편하지 않겠나. 어느 부모라고 다르겠느냐”고 했다.

인터뷰 내내 강한 어조로 가해자의 처벌을 외치던 이씨의 목소리는 딱 한 번 흔들렸다.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못다 한 말이 많을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눈물을 머금고 진심을 전했다. “엄마아빠가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늘 웃는 얼굴로 씩씩하게 형이랑 잘 지내줘서 고맙다. 꿈에서라도 장난감 사달라고 말해줘. 아빠가 꼭 사 들고 갈게.”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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